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ㅅㅎ님 커미션 (소주 타입) “……마지막 짐은 이걸로 끝났겠지.”  원피스를 입은 여자가 중얼거리며 손에 든 짐을 내려놓았다. 방 안은 제법 정돈이 되어있음에도 불구하고 어수선했는데, 여자─루이는 그것이 제가 이 전함에 적응했을지언정 녹아들진 못한 탓임을 알았다. 옅은 한숨을 내쉰 그는 마지막 상자를 책상 옆으로 밀어 치우곤 침대에 걸터앉았다. 푹신한 매트리스는 앞뒤로 흔들리다 곧 균형을 유지한다. 그 꼬락서니가, 뭐라고 할까, 심란한 제 마음과는 영 다르게 안정감이 넘친다고 생각했다. 비관적인 사념에 잠긴 루이의 입꼬리에 보일 듯 말 듯 한 미소가 덧그려졌다. 친부모 같지도 않았던 그 작자들로 내 소중한 사람을 살리려 했던 건 고작 며칠 전이다. 그러나 그것을 실행하기까지의 기간은 ‘고작’이라는 말로 감히 설명하지 못할 정도로 길..
ㅅㅎ님 커미션 (소주 타입) 딩동댕동. 종소리가 울림과 동시에 주변이 소란스러워졌다. 선생님은 형식적인 인사말을 마친 뒤 아이들을 풀어주듯 교실 밖으로 나갔고, 하교할 시간이 된 아이들은 기대감에 부풀어 빗자루를 손에 쥐고서 마구잡이로 떠들었다.  "오늘 금요일인데, 우리 PC방 가기로 한 거 맞지?" "난 학원 가야 한다니까." "야, 하루만 째. 하루 짼다고 안 죽어."  하나는 칠판에 있는 분필 자국을 열심히 문질러 닦으며 생각했다. 아니, 너네 부모님한테 죽을걸. 중학교에 올라오면 그래도 성숙한 아이들이 많아질 줄 알았는데, 성숙은 무슨. 두리 같은 친구들이 더 많아졌다. 돌봐야 하는 사람이 더 늘어난 기분이었다. 깨끗해진 칠판을 보던 하나는 맡은 청소 구역을 내팽겨 친 채 복도를 뛰어다니는 아이들을 보고, 그대로 은은한 미.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