"오늘은 조금 혼자 있고 싶네요."
미소를 지은 얼굴이 어떻게 일그러져 있던가. 바네사 스스로는 전혀 확인할 수가 없었다. 하지만 로드의 그 눈빛에서, 요한 경의 탄식에서 알 수 있는 자신의 상태는 아마 매우 참혹하겠지. 저녁 식사를 거절하고 돌아오는 길의 복도가 텅 비어 무겁게 울린다. 또각, 또각. 문득 어둠 속으로 걸음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. 서서히 깊게 잠식하는 것이다. 발끝에서 무릎, 무릎에서 허리, 허리에서 목 끝, 그리고 머리까지. 겨우 탁 트인 숨이 허탈하게 입술을 비집고 나온다. 입가에 걸린 미소는 여전히 온화하던가. 온화한 왕녀, 사랑받던 그 왕녀는 알드룬의 해방 이후 무엇을 하고 있었나. 느릿하게 깜박인 눈꺼풀에 눈동자가 자꾸만 가려졌다가 드러났다.
가끔씩 마음에 스며드는 공허함을 어찌해야 할 줄 몰랐다. 울어도 보고, 화도 내보고, 웃어도 봤지만,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. 알드룬이 해방된 이후로부터는 계속 이런 상태였다. 올가 경이 걱정스러운 눈빛을 보내도, 괜찮다는 말을 하는 것밖엔 하지 못했다. 무엇이 괜찮으십니까. 그 옆에서 미하일 경이 무뚝뚝하게 물었더랬지. 그러나 답을 내어주지 못했다. 그러게요, 전 대체 무엇이 괜찮은 걸까요. 어떻게 해야 괜찮아지는지 방법도 찾질 못했는데. 답을 못하고 있는 자신에게 올가 경과 미하일 경은 그저 어깨를 토닥이고 혼자 있게 해주었다. 서서히 감정이 몰려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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게임 '로드 오브 히어로즈'의 조슈바네 커플링 글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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